한 때 '시'에 빠져있던 적이 있었다. 정말 좋아했던 시도 있었다. 심보선 시인의 이다.내가 20대에 '청춘'이라는 시를 가장 좋아했던 이유가 뭐였을까.시의 구절 하나하나가 너무나 나 같아서 그랬던 것 같다.'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위로도 받았었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다가 최근에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 청춘 - 심보선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매일 ..